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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프랜차이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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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회사 인근 번화가인 서울 충무로 일대를 걸었다. 매일경제신문사 본사에서 대한극장 사이 대로변에만 커피전문점 12개가 늘어 서 있었다. 눈대중으로 보아도 채 삼백미터가 되지 않을 공간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를 제외한 모든 업소가 프랜차이즈점으로 가득했다. 길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이 정도로 많다니.

오늘날 한국은 가히 '커피공화국'이라 부를 만하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5억800만 달러로 불과 일 년 만에 2억1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아찔할 정도의 속도다. 홍대입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 번화가마다 커피숍이 가득한 까닭이다.

특히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게 커피 프랜차이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은 5782곳이었고, 이 중 5대 커피전문점(카페베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엔제리너스, 서울시 점유율 순)의 매장이 2000여 곳에 달했다.

폭발적인 속도가 시사하는 것

취업난-조기퇴직의 흐름과 커피 프랜차이즈 성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산층 가계가 생존의 도구로 창업을 고려하고 있고, 마침 가장 '뜨는' 분야인 커피전문점이 선호도의 한가운데 자리했다.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38.5%가 창업 희망분야로 '커피전문점'을 꼽았다. 마땅한 기술이 없고, 사업노하우도 없는 이는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꾸릴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열풍은 직업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커피 열풍이 시사하는 첫 번째 요소다.

오피스 상권에서 2년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성모 씨(가명, 37)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커피 프랜차이즈를 차렸다. 그는 "경영노하우는 있어도 특별차별화를 할 능력이 없는데, 창업의 위험을 고려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만한 게 없다"며 "프랜차이즈가 위험하다는 보도를 봤지만 당연한 선택이다. 누가 이름도 없는 커피숍에 가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열풍은 그러나, 창업주에게는 덫이 된다. 프랜차이즈를 차리려는 수요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저는 성장세를 탄다. 로열티와 인테리어비, 물류비 등으로 내는 수익이 커지고,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브랜드가치는 더 올라간다. 반면 창업주는 더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기대 수익이 줄어든다.

김 씨는 "처음 들어올 때는 인근에 이 정도로 커피전문점이 많진 않았다. 그런데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견제가 들어온 건지, 우리 가게가 들어선 지 1년이 채 안 돼 경쟁하듯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며 "매출이 (가게들이 적을 때에 비해) 40% 정도 줄어들었다. 다른 업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가게에서 한 눈에 들어오는 시야권 안에 소위 5대 커피전문점이 모두 있었다.

서울의 주택가 부근 대로에서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최인혜(가명) 씨는 매출을 밝히기 꺼려했지만 "투자금에 비해 수익 수준이 크게 낮다. 회사에서 창업설명회 때 말한 매출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수익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구체적인 해법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고민하고 있다'고만 할 뿐이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그러나 한사코 자신의 가게가 위치한 지명과 프랜차이즈 이름을 밝히길 꺼려했다. 취재도중 만난 가맹점주들의 공통된 부탁이었다. "잘못 보였다간 재계약을 못 맺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다. 계약서상 프랜차이저와 가맹점은 엄연히 '갑'과 '을'의 관계다. 프랜차이즈를 내려는 수요는 지금도 충분하다. 가맹점주는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커피 열풍' 뒤로 보이는 두 번째 그늘이다.

▲커피전문점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주요 커피전문점 간판. ⓒ프레시안(최형락)

기본투자금 5억 원 기본

커피전문점 창업은 어떻게 이뤄질까.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연 창업주 박미영(가명) 씨가 커피 프랜차이즈 중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 경로를 정리했다.

우선 각 커피 프랜차이즈 창업설명회를 다니며 정보를 모은다. 프랜차이저마다 추구하는 전략이 다르다. 예를 들어 카페베네는 최소 132㎡(40평)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만 가게를 낼 수 있다. 톰앤톰스는 30평 이상 공간 확보를 요구한다. 이디야는 15평 규모의 소형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과 대형 매장을 동시 추구한다.

추가 정보, 예를 들어 현재 특정 프랜차이즈 가맹점인수가 가능한 곳은 어디인지, 프랜차이즈 회사의 경영상황은 어떤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선계약금을 걸어야 한다. 이 비용도 프랜차이즈 회사에 따라 다르다. 적은 곳은 수십만 원이지만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특정 프랜차이즈는 수백만 원을 미리 내야 한다. 어차피 대부분 창업주는 특정 프랜차이즈만을 선호하진 않는다. 커피 장사는 브랜드 이전에 '목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러 곳의 브랜드와 가계약을 맺은 후 본격적으로 가게를 보러 다닌다. 회사 내에 부동산 정보만 수집하는 팀을 가진 프랜차이저도 있고, 상가 전문 부동산과 계약을 맺어 부동산 정보를 얻는 회사도 있다. 이런 곳에서 수시로 연락이 온다. 박 씨는 한 달 간 스무 곳이 넘는 매장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목을 제시한 특정 프랜차이저와 가맹계약을 맺고 창업에 나섰다.

커피전문점을 내는 데 총 6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 기본 인테리어비가 3.3㎡당 최소 200만 원 초반에서 많게는 300만 원에 육박한다. 테라스, 간판, 주방설비, 탁자 등은 모조리 별도다.

이와 관련, 각 프랜차이즈 회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본비용(인테리어비, 가맹비, 간판비 등)은 카페베네와 투썸플레이스가 2억4000~2억5000만 원대, 커핀 그루나루 2억200만 원대, 할리스 1억9300만 원대, 파스쿠치 2억 원대 수준이다. 여기에 임대료권리금, 보증금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 초기 투자금 규모가 결코 적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프랜차이즈 업체가 비슷한 비용집계 방식을 갖고 있다. 비용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 씨는 "인테리어비가 뭘 말하는 건지 계약서를 봐도 모르겠더라. 회사에 물어봐도 설명을 안 해준다. 간판을 설치하는 데도 알파벳 스펠링 당 얼마, 금속값 얼마, 이렇게 다 따로 붙는다.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이 과정에서 '뻥튀기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체의 핵심 관계자는 "인테리어 비용에서 남는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사실 기본 인테리어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은 통유리가 들어가는 외부 벽면인데, 이를 제외하고 실내 주요 공간 인테리어비는 크게 떨어진다. 가맹점주가 프랜차이즈 계약만 맺지 않는다면 인테리어비를 절반 정도로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정보를 밝히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전면 인테리어 개편 요구가 오면 어쩔 수 없이 그간 모은 순이익을 재투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당할 수 있다"며 "부당하다고 느껴지지만 현실적으로 본사 방침을 거스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커피 프랜차이즈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덩치싸움이 해법인가

회사 측은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점주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충실히 듣는 편"이라며 "커피 전문가 육성 등을 위한 교육신경 쓰고, 상권심사팀을 둬 새로운 가맹점이 기존 가맹점주의 상권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매장이 늘어난 카페베네의 경우 가맹점 간 상권침해 논란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핫 플레이스'의 경우 직영점을 주로 내고, 서울 대신 지방 상권 가맹점을 늘리는데 보다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테리어비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인테리어 콘셉트가 고급스럽다보니 가맹점주가 다소 비싸게 느낄 수 있겠지만, 가맹상담 과정에서 창업주들이 물어보는 것은 모두 충실히 답해준다"고 해명했다.

톰앤톰스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인테리어 개선을 원할 경우는 컨설팅을 진행하지만, 특정 프랜차이즈 업체처럼 인테리어 개선을 강요하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는 보증금을 걸어야 창업 정보를 알려주는 관행도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두 곳의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답을 거부했다.

프랜차이저의 이익 강화와 가맹점주의 이익 하락 배경에는 덩치 경쟁에 골몰하는 한국 프랜차이즈업의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가맹점주는 이익을 내기 힘들어지고, 프랜차이저도 매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프랜차이즈 및 기업 컨설팅을 하는 김상윤 내용연구소 대표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저와 가맹점주 사이의 '신뢰 관계'가 바탕이 돼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는 빠른 성장에만 골몰하느라 자사 이익 증가에만 집중하고, 가맹점주와의 관계를 소홀히 해 왔다"며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내는데 까다로운 일본의 경우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비교적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되는 중화요리 프랜차이즈 오사카오우쇼의 경우, 1974년 창립 후 500호점을 내는데 33년이 걸렸다. 그마저도 이 중 대부분인 339곳이 직영점이다. 2008년 이후 불과 3년여 만에 720개의 매장을 낸 카페베네의 속도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별 초기 투자비용. 가게 임대료 등은 모두 제외한
이대희 기자,김윤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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